에세이 "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 개그맨 김병선씨의 파란만장한 인생 실패.
그는 먼저 개그맨의 시스템을 말한다. 밤을 새워 기획한 프로그램을 PD에게 선보이고 기획안을 모르면 다시 만들고, 합격하면 또 다른 철야가 계속되는 고된 작업 속에서 그는 고민한다. 과연 이대로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해외라는 불안정하지만, 해외라는 넓은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 그의 선택은 더 넓은 세계에서 그는 스페인 비행기에 오른다.
'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라는 제목은 스페인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무대에 서게 되면서 알게 된 스페인식 개그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스페인에 갔지만 하루아침에 노숙자가 되고, 또 우연히 바 스탠드업 코미디로 서게 되면서 그는 한국과는 다른 스페인식 유머를 익힌다.
한국에서는 타인의 불행 또는 자신의 불행을 개그에 이용하는 것에 금지하지만 스페인에서는 그 불행이 개그의 소재로 이용된다. 물론 선을 지켜야 한다. 특히 소아와 장애에 대해서는 예외다. 저자도 노숙자인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아..나의 불행이 결코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는 안다.
여기는 공채시험 같은 게 없어웃길 것도 안 웃길 것도 방송국 PD가 결정하다니.대중이 하는 것이다.여기서 질문이 대중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한국에서는 개그맨이 되려면 방송국 관계자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개그맨이 돼도 PD들로부터 무대에서도 좋은 기획안인지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철저히 대중 중심이다. 대중이 웃는다면 그래서 그는 코미디언인 셈이다. 그래서 저자 김병선도 자신의 불행을 가지고 무대에 서서 사람들을 웃기고 스탠드업 코미디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에서는 저자의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이 많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잇단 불행에 기세가 등등하다. 그러나 그 불행을 유머러스하게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스페인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배우며 그들의 철학이 한몫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각박한 현실에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개그를 놓지 않고 유튜브에서도 웃음을 주는 그의 활약을 보면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이 성공기가 아니어서 더욱 기쁘고 고마웠다. 성공한 뒤 다시 실패해 재기하는 저자의 파란만장한 인생기를 보여주며 완전 끝이 아니다.그러니 너도 힘내라고 말하는 저자의 응원을 듣는 듯하다.